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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이야기

[구독경제] Zuora의 SaaS 빌링 시스템

 2012년에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아키텍쳐 설계 및 개발을 하면서 처음으로 AWS를 접하게 되었다. 아마존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원서구매를 위해 2000년경부터 사용해 왔고, 킨들 DX (9인치 이북 리더기)를 직구로 구매해서 사용할 정도로 아마존 제품를 좋아했다. 그래서 AWS를 처음 접했을 때 친근하게 느껴졌다. (MS의 Azure는 지금도 사용은 해도 친근해지지 않는다 ;;;;) 그렇게 AWS를 필두로 구글, MS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했고, 국내에서도 여러 업체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내 놓았지만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이게 Kindle DX 이다. 아이패드가 있지만 논문 보기에는 지금도 매력적이다.

 

 그렇게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최근에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SaaS (Software as a Service)라고 이전에는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를 구매한 후 자신의 PC에 설치를 해서 사용한 반면 SaaS형 서비스는 설치를 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사용하고 월 사용료를 낸다.

 

 우리가 사용하는 MS Office도 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고 SaaS 와 비슷한 형태로 Adobe도 Photoshop, Illustrator 도 제공하고 있다. 많은 분들에게는 생소한 workday라는 업체도 HR 관련 소프트웨어를 SaaS로 제공하고 있다. 매년 성장세가 무서우며 글로벌하게 다양한 SaaS 업체들이 우리나라와 달리 규모를 키우고 있다. 비슷하게 Salesforce라는 유명한 회사가 있으며 이 회사의 초기 멤버였던 Tien Tzuo가 세일즈포스를 나와서 세운 회사가 Zuora라고 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빌링 시스템 제공 업체이다. 빌링 시스템은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결제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해 주는 시스템으로 요금제 관리부터 결제 내역, 미결제 내역까지 관리해 준다.

 

국내에서 2019년 6월에 열린 workday의 행사 장면

 

 Tien Tzuo는 Subscription Economy (구독경제)라는 말을 전파하고 다니는데 미국의 많은 업체들이 구독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90년대에는 MP3를 만들어 가지고 다녔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매달 돈을 내면서 사용하고 있다. 아이패드의 유료앱도 초기에는 한 번 지불하고 계속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월 단위 (실제로는 년단위로 한 번에 지불) 사용료를 내야 한다.

 

 제러미 리프킨이 '소유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구독 경제의 모습을 미리 예상한 것처럼 현재의 많은 서비스들이 소유 대신에 빌려 쓰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골드 러시 시절에 금을 캐는 사람들에게 청바지를 팔아서 돈을 번 사람들처럼 Zuora 역시 구독 서비스 대신 구독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에게 도구를 팔아서 돈을 벌고 있다. 물론 Zuora도 구독 서비스이다.

 

https://www.zuora.com

 

 자동차도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고 사무실도 이제 내가 사용한 만큼만 돈을 내고 있다. 어쩌면 미래의 중고등학생들은 자기들이 사용한 만큼만 문제지나 인강의 돈을 낼 지도 모른다. AWS는 클라우드 기술자들을 전세계에서 열심히 끌어모으고 있다. SK그룹도 그룹의 모든 IT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Workday, Salesforce, Zuora 등 국내의 소비자들에게는 듣보잡(?)처럼 보여서 삼성, SK 등의 취업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10년 후의 세상은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agile이라는 구호가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다. BM도 바뀌고 개발자들의 개발방식도 바뀌게 될 것이고 그러면 학습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10년전에 의미있던 NLP나 이미지 처리 기술들이 딥러닝의 인기로 사실 그 중요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흐름 속에서 우리도 흐름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