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 공유된 블로그를 통해서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저자가 나와 동일하게 영문과를 나왔다고 하여 더욱 흥미가 생겨 보게 되었다.
요약하면, 기존 한국사회의 위계조직이 아니라 제조업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소프트웨어개발과 같은 창의성을 요구하는 업무에서는 역할조직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위계조직에서는 하나의 회사에 오래 충성하면서 다니는 것이 중요하지만 역할조직에서는 프로 축구선수처럼 자신의 능력에 따라 회사를 옮겨 다니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직을 많이 했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조금은 위안(?)이 되는 책이다.
역할조직이란 말 그대로 피라미드같은 사장-임원-부장-과장-대리-직원의 조직이 아닌 자신이 맡은 일에 의해서 구성된 조직이다. 자신이 맡은 일이기에 해당 일의 의사결정도 담당자가 한다는 면에서 위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위계조직과 다르다. 물론 역할조직에도 팀장이 있고 임원, 사장도 있지만 이것 역시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이 아닌 팀장으로써의 역할, 사장으로써의 역할을 할 뿐이다.
물론 실리콘밸리의 어떤 회사들은 역할조직이라기보다는 위계조직에 가깝기도 하다. 따라서 딱 잘라서 이거다 저거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회사 전체의 분위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직원의 노력으로 위계조직이 역할조직으로 바뀔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창업자 혹은 CEO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도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점차 사회분위기가 위계조직에서 역할조직으로 일부 바뀌어 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여러 대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외치면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없을 수 있지만 점차 점차 우리 사회도 변화하리라 믿는다.
삼성전자처럼 큰 회사는 모바일 사업부, 가전 사업부 등으로 나눠지고 각 사업부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하나의 사업부에서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더라도 펌웨어 개발조직과 서비스 개발조직은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전체에 흐르는 조직문화가 있다. 글로벌 회사로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제조업 기반의 회사라는 DNA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회사를 있게 만든 성공 방정식이 바로 제조업의 성공 방정식인데, 그 방식으로 의사결정권자가 된 사람들이 전혀 다른 방식을 시도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른 방식이 어떤 경우에는 정반대의 방식인 경우도 있다.
글로벌 대기업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값진 일들도 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에 한정해서 생각해 본다면 우리나라의 재벌이라고 불리는 대기업보다는 네이버, 카카오 같은 웹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회사들에서 일을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 SKT, 카카오, 벤처기업 등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세상은 계속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인도 함께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어찌보면 힘든 세상이다. 그러나 이제 '너 몇 살이야?'라는 말 대신 '너 뭐하는 사람이야?'라는 질문이 권위를 가지게 되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너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나 자신을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게 만드는 전문가라고 소개하려고 한다.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어교육] 영어학습을 위한 인공지능 챗봇 활용 및 제작 (0) | 2019.07.24 |
---|---|
[개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딥러닝 2 (0) | 2019.06.28 |
[개발] "데이터 중심 어플리케이션 설계" - 구글 취업을 위한 필독서(?) (0) | 2019.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