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으로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페이스북에 영어단어 공부를 개인화하는 서비스를 간단히 만들어 학생들에게 사용하게 했었다. 페북 메신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단어를 검색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등급이 떨어지는, 즉 학습 의욕이 없는 아이들이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서비스를 확대하지 않고 챗봇을 이용한 영어교육은 잠시 접어 두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우연히 '영어학습을 위한 인공지능 챗봇 활용 및 제작' 라는 책이 출간된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들이 대부분 영어교육 교수님들이라 아무래도 기술보다는 교육, pedagogy에 초점이 맞추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구매하였다.
기술적인 것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챗봇의 역사를 간략하게 잘 설명해 두었고 아무래도 개발을 모르는 사람들이 구글의 dialogflow를 이용하여 챗봇을 구현하는 방법을 매뉴얼처럼 상세하게 정리해 두어 도움이 될 듯 싶다. 다만 인공신경망에 대해 '기계가 스스로 웹상 컨텐츠를 통해 언어의 관련성 학습, 번역'이라고 쓴 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건 마치 인공신경망이 가만히 두면 스스로 웹상의 컨텐츠를 학습하는 것처럼 이해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이 기계가 '알아서 스스로 학습'하는 일은 인공신경망에 없다. 물론 AutoML과 비슷한 여러가지 시도들이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딥러닝은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과 다르게 사람이 개입하여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로그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동으로 모델을 훈련시키도록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사람의 모니터링을 통한 파라미터 수정 등이 필요하다.
다만 이렇게 Dialogflow로 만든 챗봇이 학습자들에게 얼마나 학습 효과나 적어도 이전과 다른 태도들을 보여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조금은 아쉽다. 사실 많은 기술을 이용한 시도들이 재미는 있어 보이지만 학습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안 되는 경우들이 많다. 더군다나 교실 상황에서 조를 짜서 조마다 아마존 에코를 활용하는 것처럼 언급한 부분은 사실 실효성이 떨어진다. 교실 환경의 시끄러운 환경에서 여러 개의 조가 각자의 발화를 하게 된다면 에코의 음성인식 정확도가 떨어져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dialogflow를 통해서 웹에서 음성이 아닌 텍스트를 이용하여 대화를 하도록 하는 것은 훨씬 현실적이기는 하다. 다만 말하기를 위한 활동이라면 결국 제대로 말하기 활동을 도와주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채팅을 통해서라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같은 EFL환경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의 방법을 제공할 수 없다면 차선이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MLB 티켓팅, 과일 주스 주문과 같은 말하기 활동을 챗봇으로 한다면 원어민 교사와 1:1로 대화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지만 괜찮은 것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 수업시간에 원어민 교사 한 명이 적어도 20명이 넘는 학생과 동일한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는 챗봇을 사용하는 것이 학생들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지루함을 없애고 더 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수행평가 등을 학생들이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게 비즈니스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기는 하지만 큰 돈은 아니라도 가능성은 있는 시장이지 않나 싶다. 적어도 집에서 주기적으로 정해진 액티비티를 하게 하고 학습 활동을 리포팅 해 준다고 한다면 학습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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